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한국 원전에 어떤 의미일까
정부가 지난 22일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해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5~10% 확보함으로써 의결권을 획득할 수 있다는 내용을 국회에 보고했다. 이에 대해 야당 소속 의원들은 해당 계획의 투명성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밝힌 지분 확보의 목적
정부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확보를 통해 세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미국 내 원전 사업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해 국내 에너지 정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둘째,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을 통해 최신 원전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공유받는 것. 셋째, 이를 발판 삼아 해외 원전 시장에서 국가 경쟁력과 입지를 확대하는 것이다.
야당이 제기하는 세 가지 우려
이에 대해 야당은 세 가지 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첫째, 5~10%라는 소수 지분이 실제로 대규모 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의사결정에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둘째, 투자 과정의 투명성 부족이다. 원전 사업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투자 절차와 내용이 충분히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셋째, 이 투자가 실제로 우리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과 기대효과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 의결권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사안에서 정말 중요한 질문은 '의결권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그 의결권으로 실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다.
지분율 몇 퍼센트라는 숫자만으로는 그 힘의 크기를 판단하기 어렵다. 같은 10%라도 계약 조건, 다른 주주의 지분 구조, 이사회 참여 여부에 따라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번 지분 확보로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신규 원전 건설 과정에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면 단순한 주식투자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반대로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고도 주요 의사결정이나 사업 참여에서 제한적인 권리만 갖는 구조라면 투자 조건을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야당이 제기하는 '소수 지분이라 의미가 없다'는 우려 역시 단정하기보다는 이사회 참여 여부, 주주 간 계약, 주요 안건에 대한 권리, 투자 회수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실효성을 판단할 수 있다.
'기대효과'와 '계약상 보장'은 다르다
또 하나 짚어야 할 부분은 '국가 경쟁력 강화', '해외시장 확대', '기술과 노하우 확보'처럼 정부가 제시한 기대효과들이다. 이런 효과가 계약에서 실제로 보장되는 내용인지, 아니면 앞으로 기대하는 전망에 불과한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지분을 취득한다고 해서 기술 이전이나 국내 기업의 수주가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확인이 필요한 질문들
국가가 대규모 해외투자를 진행할 때 국민 입장에서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 기본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얼마를 투자하는가
- 그 대가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얻는가(의결권의 실질적 범위, 기술 이전 여부, 국내 기업 참여 조건 등)
- 어떤 위험을 부담하는가
- 예상대로 되지 않았을 때 투자금을 어떻게 회수하는가
지금 단계에서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라는 숫자 자체보다, 그 뒤에 붙어 있는 계약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부가 앞으로 이런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공개한다면 이번 투자의 의미를 국민이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원전 사업에 대한 찬반을 떠나, 대규모 해외투자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지분율이라는 숫자보다 계약의 세부 조건에 대한 정보 공개가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