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값 100만 원의 뒷이야기, 롯데카드 3억 달러 ABS 발행이 알려준 것

롯데카드 신용카드 매출채권 기반 3억 달러 해외 ABS 발행

롯데카드가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3억 달러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과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 이번 발행으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확보해 신용카드 사업의 안정성과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처음 이 내용을 접했을 때 '신용카드 매출채권으로 3억 달러를 조달한다'는 말부터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카드값 100만 원이 채권이 되는 순간

평소 소비자 입장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는 이번 달에 얼마를 썼는지, 결제일에 얼마가 빠져나가는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를 주로 생각한다. 내가 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하나의 '채권'이 되고, 그것을 기초로 다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구조까지 생각해본 적은 거의 없었다.

예를 들어 내가 신용카드로 100만 원을 결제하면 카드사는 가맹점에 먼저 대금을 지급하고 이후 결제일에 나에게 돈을 받는다. 카드사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받을 돈이 생기는 셈이다. 이번 내용을 살펴보면서 카드사의 사업이 단순히 '카드를 발급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롯데카드가 굳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국내에서 돈을 빌리면 되는데 왜 달러로 자금을 조달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용을 살펴보니 국내 회사채보다 경쟁력 있는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금융비용을 줄이고, 국내 시장에 집중된 자금조달 경로도 분산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물론 해외에서 돈을 조달하면 환율이 움직였을 때 위험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통화·금리 스와프 계약을 통해 환율과 금리 변동 위험을 관리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했다.

금융기사를 읽을 때 숫자만 보면 '3억 달러를 조달했다'는 사실만 눈에 들어오기 쉽다. 하지만 이번 내용을 찾아보면서 중요한 것은 금액 자체보다 어디에서, 어떤 비용으로, 어떤 위험을 관리하면서 돈을 조달했느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자인 나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카드사 뒤에서는 이런 식으로 상당히 복잡한 자금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느껴졌다.

'호재'라는 해석, 조금 더 조심스럽게 볼 필요

이번 롯데카드의 해외 ABS 발행을 무조건 '사업 확장을 위한 호재'라고 해석하는 것은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발표에서 보다 분명하게 확인되는 목적은 자금조달 경로의 다변화와 금융비용 절감, 리스크 관리다. 해외 투자자를 확보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그것만으로 롯데카드의 신용카드 사업이 크게 성장한다거나 소비자 혜택이 확대될 것이라고 연결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오히려 내가 주목한 것은 카드사가 은행과 다른 방식으로 돈을 조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은행은 고객의 예금이라는 수신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카드사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회사채나 기업어음(CP), ABS 같은 시장성 자금을 활용해야 하고, 시장금리가 높아지거나 채권시장이 불안해지면 자금조달 비용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국내 회사채에만 의존하지 않고 해외 ABS라는 또 다른 통로를 확보해두는 것은 위험을 분산하는 방법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해외 조달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리한 것도 아니다. 달러로 돈을 조달하면 환율과 해외 금리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긴다. 이번에 롯데카드가 통화·금리 스와프 계약을 함께 체결한 것도 바로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이해했다.

소비자에게도 완전히 남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번 소식을 단순히 '롯데카드가 해외에서 3억 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정도로만 보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카드사가 돈을 빌리는 방식에도 여러 선택지가 있고, 결국 금융회사의 경쟁력에는 얼마나 싸고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런 뉴스가 완전히 남의 이야기는 아니다. 카드사의 조달비용과 재무건전성은 장기적으로 카드상품과 금융서비스를 운영하는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번 ABS 발행이 곧바로 카드 혜택 증가나 소비자 금리 인하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래서 금융회사의 자금조달 기사를 볼 때는 '얼마를 조달했나'라는 큰 숫자만 보기보다 왜 조달했는지, 기존보다 비용은 줄었는지, 새롭게 생기는 위험은 어떻게 관리했는지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돈을 잘 버는 능력만큼 중요한 것은, 필요한 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적절한 비용으로 가져올 수 있느냐다.

이번 롯데카드 사례도 마찬가지다. 3억 달러라는 숫자보다 내가 더 관심 있게 본 것은 국내 회사채보다 경쟁력 있는 조건을 확보하면서 조달처를 해외로 분산했다는 점이다. 결국 금융회사에도 돈을 잘 버는 능력만큼 중요한 것이 필요한 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그리고 적절한 비용으로 가져올 수 있느냐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한 뉴스였다.